BEing & THing

존재를 말할 때 흔히 자기 인식을 말하곤 한다. 철학에서 존재성이란 자기 자신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는 상태를 의미하며, 문학에서의 존재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예술, 더 나아가서 사진에서의 존재란 무엇일까?

사진은 기본적으로 오브제를 프레임 안에 담는 행위이고, 사진가는 해당 프레임에 어떤 오브제를 선택하여 담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사람이다. 사진의 예술성은 오브제와 프레임 사이의 긴장 관계에서 생성되는 것이다.

존재는 항상 외부 세계를 인식하고, 인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사물이다. 사물은 스스로를 인식하지 못한다. 결국 어떤 존재라도 자기 자신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사물이 된다는 말이다. 존재가 스스로의 존재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물이 필수적이고, 인식되지 못하는 사물은 더 이상 사물이 되지 않듯이 사물에게는 자신을 인식하는 존재 역시 필수적이다.
사진가의 존재는 자신이 선택한 오브제를 통해 자신의 존재성을 드러낸다. 이는 사진가에 의해 선택된 오브제는 그것이 본래 어떤 속성을 지녔든지 간에 사물이 된다는 것이다. 사물이 된다는 것은 그 자체가 가지는 가치가 변한다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 오히려 존재의 고유 가치를 거세함으로써 사물이 가지는 보편 가치 체계로의 편입을 통해 보다 객관적인 자기 인식을 도모할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가 이 지구상에 존재하기 시작하면서 부터 태양, 달, 산, 강 등의 사물을 자신의 존재 체제에 편입시키기 위해 환유를 이용했으며, 자연 현상을 인간의 활동에 환유해 이해하였다. 환유는 오래전부터 인간에게 요구된 사유방식이며 반대로 인간이 창조한 가장 기본적인 예술 활동이다.

산업혁명이후 대량생산은 물질적 풍요를 가져온 반면 과대 소비사회를 만들게 되었다. 과소비사회에서 소비의 형태는 인간이 소비하는 모든것으로 이어져 생명이 있는 식물과 동물까지 이어진다. 농장에서 전문적으로 키워진 식물들은 불과 몇푼 안되는 돈으로 사고 팔게 되어 생명을 가진것에 대한 소중함 따위는 이미 사라져 버렸고 인테리어와 공기정화등의 목적으로 이용되다가 가차없이 폐기처분 된다.

버리는 자에게는 가치를 잃어버린 사물들이 나에게는 또 다른 가치로 보여지게 되는데 이는 고대 인간이 태양이라는 사물을 통해 신이라는 존재를 인식의 대상으로 확정시켰던 환유의 방식과 유사하다.

BEing & THing 은 인식 주체가 자신이 존재be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대상thou과의 관계에 대한 현재적ing 양상에 대한 작업이다. 현존하는 사물 THing 에 대한 인식을 통해 주체는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BEing을 확인하는 과정을 환유라는 장치를 통해 발현하는 것이다. 고대의 인간이 태양이라는 사물을 통해 신이라는 존재를 인식의 대상으로 확정시켰듯이 현재의 우리는 국화를 통해 자신의 절개를 국화에 비유했던 이색李穡의 존재성을 확인할 수 있다.

존재와 사물의 관계는 시간성과 유사성을 넘어서는 그 무엇인가이다. BEing & THing은 바로 그 무엇인가에 대한 탐구 과정이다.